한옥에 잠깐 ‘머무르’며 책과 함께
쉼을 누리는 시간 책방 ‘머무르’

2025. 08

도심 속을 벗어나 고즈넉한 한옥에서 책을 읽는 시간은 마치 짧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지 않을까.
김포한옥마을에 위치한 책방 머무르는 편안한 공간에서 책으로 쉼을 느끼길 바라는 책방지기의 바람이 담긴 공간이다. 이 여름, 느긋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책방 머무르에 머물러보자.

글. 공주영
사진. 김성재

“편안하게 책 읽다 가세요”

책방 머무르의 이름은 김포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섬 ‘유도’의 다른 이름인 ‘머무르섬’에서 따왔다. 유도는 임진강과 예성강의 물줄기가 하나로 모이는 가운데 떠 있는 무인도인데 홍수에 섬이 떠내려 오다가 이곳에 머물렀다는 전설 때문에 ‘머무르섬’, ‘머물은 섬’이라고도 부른다. 책방지기 이호진 대표는 이름이 지닌 의미 그대로 사람들이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쉬고 싶을 때, 잠시 ‘머무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방 머무르를 열었다.
책방 머무르가 위치한 김포한옥마을은 전통의 멋을 즐길 수 있는 한옥에서 각종 문화체험을 할 수 있고, 숙박시설과 카페도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빌딩 숲이나 빽빽한 주택가가 아니라 고즈넉한 한옥마을 안에 있는 책방이라 더더욱 ‘여행 같은 쉼’을 느낄 수 있다. ‘ㄷ’자형 한옥으로 이뤄진 책방 머무르는 입구에 들어 서자마자 안마당에 놓인 평상이 사람을 반긴다. 책방을 이루는 세 곳의 공간 중 한 곳에서는 책을 판매하고, 두 곳에서는 구매한 책이나 구비된 책을 읽을 수 있다. 책방 머무르에서 공간 이용제를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편안히 쉬며 오롯이 책에 집중하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독서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어린이 손님이 읽다가 만 책에 표시를 해두고 가도 이호진 대표는 그대로 둔다. 다음에 와서 또 편히 계속 읽으라는 배려이다.

선물 같은 시간과 이야기가 넘실대는 곳

책방 머무르에는 가족과 함께 방문한 어린이 손님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이 드나든다. 그래서 책방에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에서부터 논어나 주역 같은 철학책, 동화책이나 그림책, 소설류 등이 비치되어 있다. 김포에서 활동하는 지역 작가들의 책과 독립출판물도 만나볼 수 있다. 이호진 대표는 책방 머무르가 책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이야기가 넘실대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원한다. 이런 마음을 담아 지역 작가를 초대해 북콘서트나 강연을 진행하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보는 독립영화제, 독서모임 등 다양한 행사를 열기도 한다. 특히 50~60대 직장여성이 모여 퇴근 후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는 ‘퇴근 후 책방’ 모임은 어느새 2년째로, 책방에서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독서모임이다. 이호진 대표는 앞으로도 “책방 머무르가 책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책방을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이번 여름, 지친 나에게 쉼을 주고 싶다면 이곳 책방 머무르에서 풍경 소리를 들으며 잠깐 책 읽기에 몰두하면 어떨까. 책방을 거닐다 쉼에 딱 맞는 보물 같은 책을 발견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한옥책방에서 북캉스, 느긋하고 여유로운 독서 시간을 나에게 선물해보자.

Info.

    책방 ‘머무르’
    경기도 김포시 모담공원로 170-5 한옥5동 지도 바로보기
    화~금요일 10:00~18:00 / 토~일요일 13:30~18:00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1시간 이용 2,000원 / 2시간 이용 3,000원 / 하루종일 8,000원(부가세 별도)
    0507-1489-0831


Tip.

책방 ‘머무르’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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