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기회소득’으로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2025. 08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지닌 서른 살 정우영 씨는 지금까지
제대로 재활운동을 받아본 적이 없다. 매일 아침, 보호자인 어머니가 해주는
스트레칭이 전부였다. 그런 정우영 씨가 주기적인 재활운동을 통해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 성격도 밝아졌다.
어머니 박원선 씨는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이 정우영 씨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바꾸었다고 말한다.

글. 공주영
사진. 박시홍

뇌병변·지적 중복장애인
정우영 씨와 보호자 박원선 씨

2024·2025년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수혜자
정우영 씨(앞),
김지현 재활운동강사(뒤),
어머니 박원선 씨(우측)

장애인 기회소득으로 시작한
생애 첫 재활운동

정우영 씨가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의 혜택을 받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이다. 어머니 박원선 씨는 장애인신문을 보다가 장애인 기회소득을 알게 되었고, 정우영 씨에게 꼭 필요했던 재활운동을 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우영 씨는 경직이 심한 뇌병변장애인이지만 그동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된 재활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 점은 박원선 씨가 늘 가슴 아파하는 부분이었다.
“경직이 심한 장애인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나 뼈가 더 굳어서 자세가 점점 안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혈액순환도 나빠 지고요. 전문적인 운동이 꼭 필요한 이유이지요. 평소에 제가 매일 아침,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해주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점점 나이가 드니 그런 것조차 힘에 부치기도 했고요. 그래서 장애인 기회소득의 수혜자가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재활운동센터 등록이었어요.”
그렇게 김포시 구래동에 위치한 재활운동센터에 매주 수·금요일마다 재활운동을 다닌 지 일 년 반 정도가 흘렀다. 전문 재활운동 강사와 함께 운동을 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허리와 다리 등 자세가 좋아지면서 혈액순환은 물론 소화도 잘됐다. 무엇보다 박원선 씨가 놀란 것은 정우영 씨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하던 경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아들의 성격도 훨씬 밝아졌다. 정우영 씨가 15년 동안 다니고 있는 김포시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도 놀랄 정도의 큰 변화였다.

장애인 기회소득 앱은
세상과 더 가까워지는 소통창구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으로 달라진 것은 정우영 씨의 건강만이 아니다. 박원선 씨의 삶도 달라졌다. 그동안 박원선 씨는 정우영 씨와 단둘이 살아오면서 세상과 닿아있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못했다.
그런 박원선 씨에게 장애인 기회소득 앱은 맞춤형 정보를 담아 놓은 보물창고이자, 세상과 통하는 소통창구가 됐다.
박원선 씨는 지난 3월 장애인 기회소득 앱을 통해 ‘장애인 기회소득 우수사례’ 응모에 도전해서 경기도지사표창을 받았고, 6월에는 장애인 기회소득 우수참여자인 ‘굿파트너’로 위촉되기도 했다.
굿파트너는 장애인 기회소득 앱 소통광장에 글을 남기거나 일상을 공유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박원선 씨는 주로 정우영 씨에게 해주는 음식 사진과 조리법을 공유하고 있다.
쉽게 조리해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올리면 다른 분들이 ‘맛있겠다’, ‘나도 만들어 먹어야겠다’ 같은 댓글을 올리거든요. 그런 소통을 하면서 저와 우영이는 세상이 넓어진 느낌이 들고, 외롭거나 우울하다는 생각도 날려버리게 되죠.”
박원선 씨는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이 장애인과 장애인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올려주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 제도가 더 많은 장애인에게 닿기를 바라고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우영이가 재활운동하는 날을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참 좋아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장애인이 장애인 기회소득을 통해 우영이 같은 변화를 느꼈으면 해요. 그리고 우영이에게도 꾸준히, 더 자주 재활운동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리기를 바라고 있어요.”

With. 경기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활발한 사회 참여 동기를 부여하고, 월 10만 원의 기회소득을 지원함으로써 자기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게 하는 등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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