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
해주는 ‘기회소득’. 예술인과 장애인을 시작으로 체육인,
농어민, 기후행동, 아동돌봄까지 6개 분야로 확대되면서
탄소중립, 아동돌봄 사각지대 등 당면한 사회적과제를 해결하고 더 많은 도민이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올 한 해 <나의 경기도>를 통해 소개된 분야별 기회소득 수혜자들의 인터뷰를 모아봤다.
정리. 편집실
국경없는 청소년 교실
국경없는 청소년 교실의 전신은 일본인들이 주축이 된 마을공동체
‘아트 오브 블루 어스’였다. 처음에는 환경교육과 쓰레기 줄이기
같은 활동을 했지만, 점차 아이들을 위한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2022년 경기도형 아동돌봄공동체 조성 사업에 지원·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영어, 수학이 아닌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놀 것인가’를 고민한다. ‘놀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이곳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경기도형 아동돌봄공동체 조성사업이 끝나서 걱정이 많았는데, 아동돌봄 기회소득 덕분에 한시름 놓았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마을의 모든 구성원이 아이들의 꿈과
성장을 위해 손을 맞잡은 이곳은 다시금 희망찬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투머치 목장 김철원 회장
‘투머치 목장’은 김철원 회장이 3대째 축산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아버지가 쌓은 기반 위에서 무엇을 더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체험 및 유가공 산업을 시작해 성공을 이뤄왔으나, 올해 들어 운영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다. 물류비 상승은 물론 농장 운영 등 경제적인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지원받게 된 경기도 농어민 기회소득은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
“청년농어민에게 기회소득은 정말 중요한 지원입니다.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기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자신의 운영처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좋은 기회를 지원하는 제도라고 생각해요.”
이은정 탄소중립지원센터 도민추진단 서부권역대표
이은정 대표는 탄소중립의 방향성이 ‘바로 지금!(Act Now), 함께, 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후행동 기회소득 앱’이라고 말한다. 텀블러 사용하기, 가까운 곳은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줍깅 참여하기 등 개개인에 맡겨두었던 탄소중립 실천의 한계를 벗어나 리워드를 통해 사람들의 구체적인 활동을 유도하고 인식을 확장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기후행동에 더욱 많은 도민이 관심을 두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각예술가 줄라이 현 작가
경기도 안산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 줄라이 현 작가는 패브릭을 주요매체로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창작활동과 생계를 병행해야 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옥탑방에서 작업할 때 강풍이 불어 작품이 망가진 적도 있고, 공간이 좁아 큰 작품을 만들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예술인 기회소득 지원금 덕분에 더 넓은
작업 공간을 구할 수 있게 됐어요. 작업의 질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줄라이 현 작가는 앞으로 더 많은 예술인이 이 제도를 통해 자신만의 색을 펼치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뇌병변·지적 중복장애인 정우영 씨와 보호자 박원선 씨
어머니 박원선 씨는 장애인 기회소득을 통해 정우영 씨에게 꼭 필요했던 재활운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경직이 심한 뇌병변장애인이지만 그동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된 재활운동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으로 달라진 것은 정우영 씨의 건강만이 아니다. 박원선 씨의 삶도 달라졌다. 지난 6월 장애인 기회소득 우수참여자인 ‘굿파트너’로 위촉되면서 장애인 기회소득 앱 소통광장에 글을 남기거나 일상을 공유하는 등의 역할을 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우울감을 해소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장애인이 장애인 기회소득을 통해 우영이 같은
변화를 느꼈으면 해요.”
장수빈 당구 선수
장수빈 선수는 경기도 광주시청 소속의 당구 선수로, 지금까지 7년째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체육인, 그중에서도 비인기 종목인 당구 선수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꿈에 대한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현실적인 모든 여건을 해결할 수는 없다.
“당구 선수는 수입이 일정치 않아요. 이런 지원금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추천을 받자마자 바로 신청했죠. 신청 과정도 어렵지 않았고요. 덕분에 더 집중하며 안정적으로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어요.” 자신만의 꿈을 향해 가는 많은 체육인들이 체육인 기회소득을 통해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칠 기회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