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계절을 먼저 안다, 걷는 힘을 지키는 관절염 치료 사용 설명서

무릎이 계절을 먼저 안다 걷는 힘을 지키는
관절염 치료 사용 설명서

2026. 11

입동이 지나면 진료실에서
먼저 겨울이 오고 있음을 느낀다.
“날이 차가워지니 무릎이 시리다”는
환자가 부쩍 늘기 때문이다.
무릎이 아프면 자연스레 궁금증도 많아진다.
그렇다면 관절염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글. 김진구
관절염은 ‘염증’보다는 ‘마모’로 인한 병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병명에 ‘염(炎)’이 붙어 있지만, 염증보다는 오래 써서 닳는 마모가 주된 원인이다. 연골이 닳아 뼈와 뼈 사이가 좁아지고, 그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로 무리하면 이따금 붓고 물이 찬다. 마모를 앞당기는 것은 나이와 체중, 골다공증, 젊어서 입은 부상,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쪼그려 앉는 생활 습관이다.

효과적인 관절염 치료법
1단계, 내가 내 몸의 주치의가 되는 치료 1단계, 내가 내 몸의 주치의가 되는 치료 초기 관절염 치료는 집에서 이루어진다. 우선 ‘3-3-3 운동’을 권한다. 3개월 동안 3kg을 빼고 3개월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관절염 통증이 3분의 1가량 줄어든다.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에는 체중의 5배, 바닥에서 일어날 때는 7배의 하중이 실리므로 3kg 감량은 무릎에 15~20kg의 짐을 덜어주는 셈이다. 다만 근육을 잃지 않도록 단백질을 더 먹으며 많이 움직이는 쪽을 택해야 한다.

2단계, 약과 주사는 ‘끊기 위해’ 쓰는 것 중기가 되면 통증과 부기가 일상을 흔든다. “근본 치료가 아니면 약은 안 먹겠다”는 이들이 많은데, 약은 끊기 위해 먹는 것이다. 평소 통증이 1이라면 염증기에는 3~5로 치솟는데, 진통 소염제를 2~3주 집중 복용해 염증을 잡고 다시 1단계 관리로 돌아간다. 바르는 소염제도 좋다. 다만 먹는 약은 1년에 3~6개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주사는 종류마다 쓰임이 다르다. 흔히 ‘뼈주사’라 부르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물이 찼을 때 빠르게 듣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짧은 간격으로 반복하면 감염 등 부작용 위험이 커지므로 1년에 3~4회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연골주사’인 히알루론산은 관절을 부드럽게 해 계단을 내려가는 게 편해지는 증상 완화 주사다. 1년에 한 번이 기본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는 경우 6개월 이후에 추가 주사가 가능하다.
본인의 혈액에서 뽑은 혈소판을 넣는 ‘PRP 주사’는 1년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좋아지지 않는 중기(2~3기) 관절염에 쓸 수 있는 인정 비급여 치료로, 통증과 기능이 나아진다는 근거는 있지만, 닳은 연골이 다시 생긴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어떤 주사든 통증이 완화되는 것과 연골이 재생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Tip.

몸이 신호를 보낸다면?
‘나이 탓’ 말고 병원에 가자

첫째,
무릎이 붓고 물이 찬다. 이는 관절염 초기의 대표적 신호인데, 이 물에는 연골을 파괴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물 좀 찬 걸로’라며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둘째,
계단을 내려올 때나 앉았다 일어날 때의 통증이 몇 주 넘게 반복되고 걷는 거리가 줄어든다.
셋째,
계단을 내려오거나 방향을 틀다가 오금 쪽에서 고무줄이 ‘팅’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면 반월상 연골의 뿌리가 끊어진 것일 수 있다.
넷째,
무릎이 걸려 펴지지 않거나, 갑자기 심하게 붓고 뜨거워지면서 열이 난다면 미루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Tip.

오늘부터 실천하는 생활 속 무릎 보호법

①
바닥 생활 대신 의자 생활 청소는 긴 자루걸레로 서서 하고 다림질과 전 부치기, 김장은 식탁에서 한다. 거실 곳곳에 간이 의자를 두면 바닥에 털썩 앉는 일도 줄어든다.
②
허벅지는 무릎을 위한 보험 엉덩이를 뒤로 빼고 무릎이 엄지발가락 앞으로 나오지 않게 하는 바른 스쿼트,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쭉 펴고 허벅지에 힘을 주어 버티는 운동은 아플 때 해도 안전하다.
③
걷기는 매일의 숙제 팔을 흔들고 무릎을 60도 이상 구부려 들어 올리며 걷는다. 30분을 한 번에 걷든 5분씩 여섯 번 걷든 효과는 같다. 걸을 때 아프면 실내 자전거나 물속 걷기로 바꾼다.
④
2시간 규칙 기억하기 운동 후 2시간이 지났는데 무릎이 더 아프거나 다음 날 더 붓는다면 강도를 낮춰야 한다.
⑤
날이 차다면 준비운동부터 실내에서 관절을 천천히 움직인 뒤 밖으로 나가고, 미끄러운 낙엽 쌓인 길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난간을 잡는다.

3단계, 수술은 ‘걷는 힘을 되찾는 선택’이다 MRI 결과 ‘파열’이라고 해서 바로 수술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나이로 생긴 퇴행성 파열은 통증의 주범이 아닐 때가 많고 운동과 재활로 좋아지기도 한다. 반면 무릎이 펴지지 않거나, 무릎의 충격을 흡수하는 반월상 연골의 뿌리가 끊어진 경우에는 봉합술을 검토한다.
관절 간격이 거의 붙은 말기엔 병의 경과를 막기 어려운데, 이때 길은 두 갈래다. 50~60대이고 다른 관절 부분이 비교적 보존돼 있다면 휜 다리를 바로잡는 교정절골술처럼 내 관절을 살리는 ‘자기관절보존술’로 인공관절 시기를 70대 중반까지 미룬다.
70대 이후라면 ‘인공관절치환술’이 답이다. 관절의 닳은 면만 얇게 깎아 덧씌우는 것으로, 80% 이상이 20년 이상을 쓸 수 있어 재수술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키우기보다 수술을 권한다. 수술이 두려워 버티면 통증으로 활동량이 줄고 체중이 늘어 고혈압, 당뇨까지 앓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걷는 힘을 지키는 길이다.

김진구 교수
명지병원 정형외과 교수이자 스포츠의학센터장이며,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다.
저서 <무릎이 아파요>와 유튜브 채널 <닥터 김진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치료와 운동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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