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약 먹을 시간 지났네!”
바쁜 일상에 제때 약 먹는 걸 깜빡해서 약을 먹을지 말지
고민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실생활과 가까운 약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살펴보자.
글. 염혜진
감기약과 항생제, 일정 복용 간격 지키기
감기약(콧물약, 기침약 등)은 대부분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약이므로 한 번 복용을 놓쳤다고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생각났을 때 바로 복용하면 된다. 다만 다음 복용 시간이 2~3시간 이내라면 놓친 약은 건너뛰고, 다음 시간에 한 번만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감기약에 항생제가 함께 처방된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항생제는 몸속에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복용 간격을 지키는 것이 좋다. 또한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처방된 기간 동안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복용까지 절반 이상 시간이 남았다면 생각난 즉시, 다음 복용 시간이 절반 이하로 남았다면 건너뛰고 다음 시간에 한 번만 복용한다.
해열진통제, 일일 용량 초과 주의하기
해열진통제는 열이나 통증을 줄이는 약이므로 복용을 놓쳤다고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증상이 있다면 생각났을 때 복용하거나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건너뛰고, 필요할 때 또는 다음 복용 시간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된다. 이때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해당 성분의 일일 최대 용량을 초과하면 간 손상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열진통제는 최소 복용 간격이 중요하다. 제품이나 처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타이레놀, 타세놀 등), 덱시부프로펜 성분(애니펜, 덱시부펜 등)의 약은 4~6시간 이상, 이부프로펜 성분 (부루펜 등)은 6~8시간 이상 간격으로 복용해야 한다.
혈압약, 혈중농도 유지하기
혈압약은 하루 한 번 먹는 경우가 많다. 평소 먹어야 하는 시간을 놓쳤다고 걱정하기보다는 생각났을 때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아침 약을 놓친 것이 저녁에 생각났다면 아침이 가까우니 건너뛰는 것이 좋다. 일정한 혈중농도를 유지해야 하기에 다음 날 두 번 분량을 복용해서도 안 된다. 혈압약에 따라 놓친 용량에 대한 별도 지침이 있으므로 처방받은 약의 복약지도를 우선 따라야 한다.
또 혈압이 정상이라고 약을 임의로 거르거나 중단해서도 안 된다. 혈압이 정상인 것은 약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며,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임의로 한 알을 더 복용해서도 안 된다.
당뇨약, 저혈당 위험 조심하기
당뇨약은 임의로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인슐린이나 일부 당뇨약은 투여 간격이 짧아지거나 복용 간격이 줄어들 경우 저혈당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약은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 시간이 지났으면 약도 함께 건너뛰는 편이 낫다.
종류에 따라 살펴보면 메트포르민 성분(다이아벡스정 등), DPP-4 억제제(자누비아 등), SGLT2 억제제(포시가, 자디앙 등)는 생각났을 때 빠르게 복용하되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건너뛰어야 한다. 설포닐우레아계(아마릴, 디아미크롱 등), 메글리티나이드(노보넘 등) 종류도 식사를 하지 않으면 복용해서는 안 된다.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슐린 주사는 종류마다 대처법이 다르므로 의료진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약마다 제품 설명서나 처방받은 복약지도를 우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고지혈증약, 꾸준한 복용 잊지 않기
고지혈증약은 한 번 복용을 놓쳤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꾸준히 복용해야 하므로 놓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 심바스타틴·로바스타틴 성분의 약은 저녁 복용을 권장한다. 아토르바스타틴·로수바스타틴·피타바스타틴 성분처럼 시간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약은 하루 중 일정한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
만일 때를 놓쳤다면 빠르게 복용해도 되지만,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울 경우 놓친 약은 건너뛰고 다음에 1회 분량만 섭취한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다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 없이 중단해서는 안 된다.
Tip.
염혜진 약사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에서 공부했으며, 20년 차 현직 약사이자 8,000명 이상을 현장에서 만난 강사다.
<이 약 같이 먹어도 돼요?>, <현직 약사가 알려주는 영양제 특강> 등의 저서를 통해 대중들에게 올바른 약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올바른 복약 가이드
감기약 다음 복용 시간이 2~3시간 이내라면 놓친 약은 건너뛰고, 다음 시간에 한 번만 복용한다. 항생제가 처방된 경우는 간격을 지킨다.
해열진통제 복용을 놓쳤다고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건너뛴다. 제품마다 최소 복용 간격을 지킨다.
혈압약 대부분 하루 한 번 먹으므로 생각났을 때 빨리 복용한다. 단, 아침 약을 놓친 경우 저녁이 되었다면 아침이 가까우니 건너뛰고 다음 날 1회 분량만 복용한다.
당뇨약 복용을 깜박했다고 해서 임의로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고지혈증약 한 번 복용을 놓쳤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꾸준히 복용해야 하므로 놓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
복약 기본 원칙
첫째, 절대로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복용하지 말 것!
체내 약물 농도가 높아지면 부작용 위험도 커지므로 누락된 양을 보충한다고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둘째,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까우면 놓친 약은 건너뛸 것!
복용을 놓쳤을 경우 바로 섭취해도 되지만,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깝다면 건너뛰고 이후에는 복용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일부 당뇨약은 ‘시간’이 아닌 ‘식사’가 기준임을 잊지 말 것!
일부 당뇨약은 식사 후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식사를 기준으로 복용하는데, 식사 시간이 지났거나 거른 경우에는 복용하면 안 된다.
넷째, 처방받은 약의 복약지도나 제품 설명서를 우선 따를 것!
약은 종류와 작용 시간이 모두 다르므로 일반적인 원칙을 일률적으로 따라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