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해치지 않고, 몸과 마음을 채우는 사찰음식은
현대인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전한다.
빠르게 움직이고 성장하는 시간 속에서 놓쳤던
‘느림의 미학’이 여기 담겨 있는 것이다.
사찰음식의 철학을 이해하고 경기도의 특산물로
특별한 음식까지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오늘만큼은 결코 급할 것이 없다.
최근 사찰음식의 인기가 뜨겁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웨이브 <공양간의 셰프들> 등을 통해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불교 관련 서적 중에서도 불교 요리서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9배가 늘어났다.1)
‘불교의 정신을 담아 사찰에서 전승해 온 음식’을 뜻하는 ‘사찰음식’2)에 대한 낯섦이 점차 걷히고 대중적으로 익숙해 지면서 그 가치를 가까이에서 느끼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건강을 중요시하는 ‘웰니스’ 트렌드에 발맞추어 사찰음식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찰음식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사찰음식은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계속 발전해 왔다. 또한 공통적으로 불교 사상에 기초해 육류와 생선,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없이 조리하는 채식이라는 특징이 있다.3) 특히 향신료인 오신채에 집착하게 되면 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금하고,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불교적 자비관에 따라 육류와 생선을 먹지 않는다. 이처럼 사찰음식에는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수행 정신이 깃들어 있다.4)1) 동아일보, ‘부처님 생신 카페’ 가고 법명 짓는 MZ들… 불교 요리서도 인기 2), 3) 국가유산청 4)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다
남다른 가치를 품은 사찰음식은 지난해 5월 국가무형유산 으로도 등재되었다. 국가유산청은 우리의 사찰음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사찰음식은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는 불교의 불살생 원칙과 생명 존중, 절제의 철학적 가치를 음식으로 구현하여 고유한 음식 문화를 형성하였다.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조리 방식과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고, 사찰이 위치한 지역의 향토성을 반영하는 등 타 국가의 사찰음식과 차별화된다.”5)
사찰음식에 담긴 철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메시지다. 빠르게 변화하는 동안 잠시 잊었던 자연과 생명 존중, 그리고 절제의 중요성을 전한다.
국가유산청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사찰음식은 ‘자연 음식’ 이자 ‘친환경 음식’이기도 하다. 사찰음식에는 인공 조미료가 아닌 자연 재료로 만든 천연 조미료가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버섯·다시마·제피·들깨·날콩 가루 등을 사용하며, 이러한 천연 조미료는 음식의 풍미를 더할 뿐 아니라 영양 불균형도 해소한다. 여기에 자연 친화적인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는 데다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발우공양6)까지, 현대인들에게도 유익한 실천을 전한다.
그야말로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음식인 것이다.
5) 국가유산청 6) 한국불교문화사업단
Tip.
경기도의 ‘사찰음식 특화사찰’에서 사찰음식의 깊이를 알아보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는 사찰음식의 전통과 고유한 조리법 등을 유지하고 전승하는 사찰 중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찰을 선정해 ‘사찰음식 특화사찰’로 지정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총 열다섯 곳의 사찰을 지정했으며, 경기도에는 세 곳이 있다.
봉녕사(2012년 지정)
사찰음식 교육과 축제의 메카로 불린다. 사찰음식 교육관 ‘금비라’를 운영해 사찰음식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제철 사찰음식 교육부터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사찰음식 자격증 취득 과정도 운영 중이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36-54
수도사(2012년 지정)
사찰음식 명장 적문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있으며, 계절별로 다양한 사찰음식 체험이 가능하다. 계절의 맛을 살린 전통 음식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도 자리해 몸과 마음을 모두 다스릴 수 있다.
주소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호암길 58
봉선사(2015년 지정)
연꽃으로 유명한 사찰답게 연잎밥 체험을 통해 자연이 주는 건강한 음식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가까이에 광릉숲이 자리해 자연 속에 마음을 누일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이면 든든하게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의 터전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콩국수라면 영양까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식재료 하나하나를 귀히 여기며, 차분히 그리고 깊이 있게 만드는 잣콩국수.
사찰음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천천히 따라 만들어보자.
더 자세한 레시피는 경기도청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