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제철을 담은 사찰음식

경기도의 제철을 담은
사찰음식

2026. 07

자연을 해치지 않고, 몸과 마음을 채우는 사찰음식은
현대인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전한다.
빠르게 움직이고 성장하는 시간 속에서 놓쳤던
‘느림의 미학’이 여기 담겨 있는 것이다.
사찰음식의 철학을 이해하고 경기도의 특산물로
특별한 음식까지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오늘만큼은 결코 급할 것이 없다.

글. 임산하 사진. 박충열
참고. 국가유산청, 경기도농업기술원, 광주시청, 동아일보, 여주시청,
연천시청, 파주시청, 평택시청,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한국학중앙연구원

수행의 음식, 문화가 되다

최근 사찰음식의 인기가 뜨겁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웨이브 <공양간의 셰프들> 등을 통해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불교 관련 서적 중에서도 불교 요리서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9배가 늘어났다.1)
‘불교의 정신을 담아 사찰에서 전승해 온 음식’을 뜻하는 ‘사찰음식’2)에 대한 낯섦이 점차 걷히고 대중적으로 익숙해 지면서 그 가치를 가까이에서 느끼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건강을 중요시하는 ‘웰니스’ 트렌드에 발맞추어 사찰음식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찰음식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사찰음식은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계속 발전해 왔다. 또한 공통적으로 불교 사상에 기초해 육류와 생선, 오신채(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없이 조리하는 채식이라는 특징이 있다.3) 특히 향신료인 오신채에 집착하게 되면 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금하고,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불교적 자비관에 따라 육류와 생선을 먹지 않는다. 이처럼 사찰음식에는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수행 정신이 깃들어 있다.4) 1) 동아일보, ‘부처님 생신 카페’ 가고 법명 짓는 MZ들… 불교 요리서도 인기
2), 3) 국가유산청 4)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다

남다른 가치를 품은 사찰음식은 지난해 5월 국가무형유산 으로도 등재되었다. 국가유산청은 우리의 사찰음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사찰음식은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다’는 불교의 불살생 원칙과 생명 존중, 절제의 철학적 가치를 음식으로 구현하여 고유한 음식 문화를 형성하였다. 발효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조리 방식과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하고, 사찰이 위치한 지역의 향토성을 반영하는 등 타 국가의 사찰음식과 차별화된다.”5)
사찰음식에 담긴 철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메시지다. 빠르게 변화하는 동안 잠시 잊었던 자연과 생명 존중, 그리고 절제의 중요성을 전한다.
국가유산청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사찰음식은 ‘자연 음식’ 이자 ‘친환경 음식’이기도 하다. 사찰음식에는 인공 조미료가 아닌 자연 재료로 만든 천연 조미료가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버섯·다시마·제피·들깨·날콩 가루 등을 사용하며, 이러한 천연 조미료는 음식의 풍미를 더할 뿐 아니라 영양 불균형도 해소한다. 여기에 자연 친화적인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는 데다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발우공양6)까지, 현대인들에게도 유익한 실천을 전한다.
그야말로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음식인 것이다. 5) 국가유산청 6) 한국불교문화사업단

Tip.

경기도의 ‘사찰음식 특화사찰’에서
사찰음식의 깊이를 알아보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는 사찰음식의 전통과 고유한 조리법 등을 유지하고 전승하는 사찰 중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찰을 선정해 ‘사찰음식 특화사찰’로 지정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총 열다섯 곳의 사찰을 지정했으며, 경기도에는 세 곳이 있다.

봉녕사(2012년 지정)

사찰음식 교육과 축제의 메카로 불린다. 사찰음식 교육관 ‘금비라’를 운영해 사찰음식 교육에 힘쓰고 있다. 제철 사찰음식 교육부터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사찰음식 자격증 취득 과정도 운영 중이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36-54
수도사(2012년 지정)

사찰음식 명장 적문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있으며, 계절별로 다양한 사찰음식 체험이 가능하다. 계절의 맛을 살린 전통 음식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도 자리해 몸과 마음을 모두 다스릴 수 있다.

주소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호암길 58
봉선사(2015년 지정)

연꽃으로 유명한 사찰답게 연잎밥 체험을 통해 자연이 주는 건강한 음식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가까이에 광릉숲이 자리해 자연 속에 마음을 누일 수 있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봉선사길 32
자료: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전국 사찰음식 특화사찰
자세히 알아보기


건강하게 더위를 날리는
잣콩국수

무더운 여름,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이면 든든하게 더위를 물리칠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의 터전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콩국수라면 영양까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식재료 하나하나를 귀히 여기며, 차분히 그리고 깊이 있게 만드는 잣콩국수.
사찰음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천천히 따라 만들어보자. 더 자세한 레시피는
경기도청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RECIPE 잣콩국수
재료
잣 3큰술, 콩(백태) 100g, 시금치 한 줌, 애호박 1/4개, 오이·참외·토마토 약간씩, 밀가루 400g, 물·소금 적당량
1

콩을 씻어 물에 8시간 정도 불린다. (여름철에는 상할 수 있으니 냉장고에 넣어 불린다.)

2

시금치와 애호박을 데친 뒤 믹서로 간다.

3

밀가루에 ②를 넣고 소금을 조금 넣어 반죽한 뒤 냉장고에서 약 30분간숙성시킨다.

4

그사이 알맞게 불린 콩을 냄비에 넣고 자작하게 물을 부어 삶는다.

5

삶은 콩은 찬물에 헹구면서 껍질을 벗긴다.

6

믹서에 콩과 잣을 넣고 원하는 만큼 물을 부어 곱게 간다.

7

숙성시킨 반죽은 얇게 썰어 국수로 만든다.

8

국수를 알맞게 삶아 찬물에 헹군 뒤 그릇에 담는다.

9

국수에 ⑥을 부은 후 채 썬 오이를 올린다. 토마토, 참외도 고명으로 올린다.


With경기

잣콩국수 속 식재료,
모두 경기도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경기도에서는 우수한 자연환경 속에서 여러 식재료가 생산되고 있다. 잣콩국수의 식재료가 어디서 생산되는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가평은 산림의 약 24.7%가 잣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곳의 청정한 자연 속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잣은 맛과 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토산품으로 소개됐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지역 특산품이다.
파주와 연천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북부 지역은 경기도 전체 콩 생산량의 약 53%를 차지한다. 파주시 장단면에서 생산되는 ‘장단콩’과 연천군에서 생산되는 ‘연천콩’은 역사와 가치를 오래 이어가고 있으며, 영양과 맛도 우수하다.
시금치
경기도에서는 주로 여름에 시금치를 재배하는데, 포천·이천·남양주 등 고온 다습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하며 ‘경기초’라고도 부른다. 본래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는 약한 식물이지만, 계절별로 품종이 분화되어 있어 중부지방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재배한다.
애호박
평택 지역에서 생산되는 애호박은 품질이 우수하고 맛이 뛰어나 전국으로 출하되고 있다. 평택시농업기술센터는 애호박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애호박 교육을 진행한 바 있으며, 실질적인 재배 역량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오이
경기도에는 여러 지역에서 오이가 생산되고 있는데, 그중 평택 지역의 오이는 토양과 기후 조건이 알맞아 품질과 맛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평택시 농특산물 통합 브랜드 ‘슈퍼오닝’을 통해 그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참외
여주시는 지역적 특성상 재배 기후가 적당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질을 가지고 있어 참외를 많이 재배한다. 1960년대 초반 금사면 이포에서 처음 자생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해 ‘금사참외’라고 부르며, 매년 금사참외축제도 진행하고 있다.
토마토
광주시 토마토는 청정 지역 팔당호 주변에서 재배해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 특히 친환경으로 안전하게 재배하고, 토마토 수정 벌로 열매를 맺어 품질이 뛰어나다. 또한 완숙된 토마토를 수확하기 때문에 싱싱한 토마토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자료
경기도농업기술원, 광주시청, 여주시청, 연천시청, 파주시청, 평택시청, 동아일보,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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