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내려앉은 텃밭과 봄의 따뜻함을 안은 책방 농부와 책방

2025. 05

도심을 조금 벗어나 한적한 건물, 신록이 가득한 농부의 텃밭에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는다. 농부 남편과 책방지기 아내가 6년째 손님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농작물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계절마다 색을 바꾸는 텃밭과 책방지기의 큐레이션에 따라 다채로워지는 서가를 볼 수 있는 곳, 감자부터 블루베리까지 자연의 생명력이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농부와 책방’이다.

글. 강나은
사진. 최이현

책과 사람, 과일과 채소가 자라나는 곳

‘농부와 책방’ 안으로 들어서면 봄을 맞은 텃밭이 먼저 방문객을 반긴다. 이 시기에는 더덕 순이 자라고, 앵두나무에 꽃이 피며 당근 싹이 올라온다. 당귀는 알싸한 그 향을 풍긴다. 텃밭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농부 남편은 어떤 작물을 키웠고, 언제 제철이 되는지 설명하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감자, 당근, 블루베리 등 계절별로 다른 작물을 직접 수확하고 맛볼 수 있는 것도 ‘농부와 책방’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여름만 되어도 텃밭이 주는 선물이 많아진다. 블루베리는 6월부터 가지가 무거울 만큼 많은 열매를 맺는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먹거리이자 남편의 소소한 취미였던 텃밭은 이제는 책방에 온 이들을 위한 화수분이 되었다.


다양한 책이 공존하는 ‘책집’

책방 내부로 들어서도 텃밭의 소박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가정집과 책방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단골들은 ‘농부와 책방’을 일컬어 ‘책집’이라고도 부른다. 약 6,500권 이상의 도서가 장르별로 정리되어 있으니, 책이 사는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넓은 테이블이 있는 공간에는 아이들이 볼 동화책과 초중고 교양 도서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만화책이 마련되어 있다. 큰 방으로 가는 길 작은 서가에는 ‘농부와 책방’에 어울리는 정원 관련 도서가 큐레이션되어 있어 푸름을 느낄 수 있고, 방에는 문학· 인문학 서적이 펼쳐진다. 성인이 볼 수 있는 동화책도 이곳 서가에 자리한다.


제페토 할아버지처럼 생명을 품는 공간

‘농부와 책방’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농부 남편과 책방지기 모두 다른 본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농부의 책방’에서 준비하는 ‘웰컴 다과’ 때문이기도 하다. 버터를 입혀 구운 감자와 향기로운 차, 싱싱한 방울토마토에 이르기까지 농부와 책방지기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간대별 예약자는 텃밭과 책방 모든 공간, 북 스테이가 가능한 ‘제페토의 집’까지 자유롭게 누비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명확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책방의 분위기에 끌린 이들이 소모임을 하기도 하고,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 각자의 취향대로 여유롭게 ‘농부와 책방’을 즐기곤 한다. 여기에 머무르는 세 마리 고양이 역시 자유롭고 따뜻하면서도 나른한 분위기를 즐기는 듯 기지개를 켠다.

느리게 쉬어가는 공간으로

책방지기는 6년 전 가정집을 책방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자기 일에 번아웃을 느끼는 동시에 일하느라 함께 있어 주지 못했던 가족에게 미안함이 든 책방지기는 오랫동안 품어왔던 소망을 꺼냈고, 농부 남편은 흔쾌히 책방을 열기로 했다.
그렇기에 책방지기는 이 공간을 ‘시간이 느리게 가는 곳,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꾸몄다. 책방지기의 바람대로 ‘농부와 책방’은 사계절이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울고 웃으며 책을 보는 곳, 피노키오의 제페토 할아버지처럼 누구든 따뜻하게 품어주며 생명을 주는 공간이 되었다.


Info.

농부와 책방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한터로662번길 47 지도 바로보기
예약제로 운영(10:00~12:30, 12:30~15:00, 15:00~17:30, 17:30~19:30)
0507-1312-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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