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로 아이들의 꿈을 틔우는 ‘어르신 영어멘토’ 김범진 씨

삶의 지혜로 아이들의 꿈을 틔우는 ‘어르신 영어멘토’ 김범진 씨

2026. 10

“Hello, Everyone?” ‘어르신 영어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영어 선생님이 된 김범진 씨.
행복한 인생 2막을 열어가는 그는 아이들이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수원시 다함께돌봄센터 16호점에 출근하고 있다.

글. 윤채연 사진. 김규남
다시 찾은 일, 아이들에게 건넨 기회
은퇴 후 보람을 느끼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김범진 씨는 광교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 영어멘토’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이는 경기도노인일자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영어 역량을 갖춘 어르신과 배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어를 가르친 적은 없지만 지원에 망설임은 없었다. 자신이 중학교 1학년 때 만난 영어 선생님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꿈꾸게 됐듯, 아이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건네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또 다른 도전이자 기회라 느꼈죠.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영어 멘토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약 15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대학원과 직장에 다닌 경험이 있는 김범진 씨에게 꼭 맞는 일자리였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어요. 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 생활 습관을 배운다는 것은 그만큼 삶의 폭을 넓히는 것이죠. 아이들이 영어를 통해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영어가 기다려지는 즐거운 교실
수업은 노래와 영상, 자연스러운 회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그는 영어 노래에 등장하는 단어를 여러 직업과 일상 표현으로 확장하고, 아이들이 직접 말할 수 있도록 이끈다. 무엇보다 그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길 자처하며, 영어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데 집중한다.
“편안하고 즐겁게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학습보다 앞서는 제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 덕에 김범진 씨가 수업을 시작한 이후 센터에는 벌써 작은 변화가 생겼다. 아이들은 센터에 오는 시간을 기다리고, 먼저 영어로 인사를 건넨다. 수업에서 배운 표현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영어로 말해보려는 아이도 생겼다. 앞으로 김범진 씨는 아이들이 상황별 회화 표현 100개 이상과 영어 노래 20곡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할 계획이다. 보다 다양한 활동을 위해 애니메이션 속 인물을 영어로 따라 하는 ‘미미킹(Mimicking) 콘테스트’도 구상하고 있다. 목표를 세우고 더욱 즐겁게 영어에 도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시간
영어 수업은 멘토 한 사람의 힘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함께돌봄센터 교사와 대학생 봉사자, 노인복지관과 경기도노인일자리지원센터까지 여러 기관과 사람이 각자의 강점을 나누며 수업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성장하는 사람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어르신에게 오랜 경험과 지혜를 배우고, 어르신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에너지로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김범진 씨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며 다시 무언가를 좋아하고 열정을 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사업은 어르신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주는 동시에, 자신이 쌓은 경험과 능력으로 다시 사회에 보탬이 되게 해줍니다. 능력이 있어도 펼칠 곳이 없던 분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받은 좋은 영향을 다음 세대에게 돌려주는 것, 그것이 제게 이 활동이 주는 가장 큰 의미입니다.”
매일 준비할 일이 있고, 찾아갈 곳이 있으며,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김범진 씨는 더 많은 어르신이 자신이 잘하는 일을 통해 이러한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 자신이 받은 배움의 기회를 다시 아이들에게 건네는 김범진 씨. 그가 쌓아온 지혜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아이들에게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다.

김범진 선생님의
열정적인 수업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희 센터는 ‘장애아동 통합돌봄 센터’이기도 한데, 장애 아동들도 함께 수업에 참여하며 모두가 즐겁게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 아이들은 학원에 가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선생님과 수업하기 위해 오기도 한답니다!

김희진 센터장
(수원시 다함께돌봄센터 16호점)
With경기

어르신 영어멘토
‘제니퍼 할머니, 톰 할아버지’

‘제니퍼 할머니, 톰 할아버지’는 경기도 노인일자리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는 어르신 영어멘토 프로그램이다. 영어 역량과 관련 경험을 갖춘 어르신을 지역아동센터 등 영어 학습이 필요한 기관과 연결한다.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친근하게 배울 기회를, 어르신에게는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한 일자리와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경기도에서는 노인일자리지원센터를 통해 다양한 노후 지원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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