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면,
“도대체 뭘 먹어야 암에 안 걸리나요?”이다.
어디서도 못 구하는 특별하고 신비한 약초가 있다면 좋겠지만,
내 대답은 의외로 싱겁다.
“오늘 저녁 밥상에 정답이 있습니다.”
글. 유화승
천연색소를 살린 식탁 혁명
우리 몸의 면역력을 깨우고 암세포가 싫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생각보다 아주 쉽고, 또 맛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필요하고 시급한 것이 ‘식탁 혁명’이다. 간단히 조리하는 냉동식품이나 가공식품이 즐비한 식탁은 위험하다. 특히 정크 푸드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이 색깔에 대한 인식은 물론, 건강과 관련된 사고의 틀을 바꾸고 식습관과 식단 구성을 새롭게 한다면 보다 건강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채소나 과일은 각종 항산화제와 비타민, 미네랄과 효소에 의해 색소가 결정된다. 이 천연색소는 특정 영양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붉은색 방패, 토마토와 라이코펜
첫 번째로 소개할 우리 식탁의 숨은 영웅은 바로 토마토다. 붉은빛을 띠게 하는 ‘라이코펜’은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며 세포를 늙고 병들게 하는 활성산소를 꽉 잡아주는 훌륭한 청소부다.
암세포가 자라나는 걸 막아주는 강력한 항암 효과가 있는데, 토마토는 살짝 열을 가하거나 올리브유 같은 기름과 함께 먹을 때 흡수율이 쭉쭉 올라간다. 내일 아침 메뉴로 살짝 가열한 토마토달걀볶음은 어떨까.
흰색 안전망, 마늘과 알리신
두 번째로 한국인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 마늘을 소개한다. 마늘의 알싸한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마늘은 통째 먹기보다 칼로 다지거나 으깰 때 알리신이 훨씬 더 많이 생성된다.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만든 나물 반찬은 너무나도 훌륭한 항암 밥상인 셈이다. 특히 봄철에는 주변에서 싱싱한 산나물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은가. 나물 반찬이면 우리 밥상이 금방 건강해진다. 다만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이 충혈되고 복통이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초록색 해독제, 브로콜리와 설포라판
세 번째는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에 비해 조금 더 특별한 항암 무기, 바로 브로콜리다.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에는 ‘설포라판’이라는 아주 강력한 항암 물질이 들어 있다.
설포라판은 몸속에 들어온 발암 물질을 밖으로 씻어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천연 해독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여기서 꿀팁을 하나 추가하면,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푹 삶아버리면 이 아까운 항암 성분이 다 파괴된다. 찜기에 5분 이내로 살짝 쪄야 설포라판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다. 물론 구워 먹는 것도 훌륭한 조리법이니 피망, 버섯 등과 함께 즐겨보자.
즐겁게 먹는 것 또한 중요한 일
건강을 지킨다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억지로 무언가를 삼켜서는 안 된다. 좋아하는 음식에서 몸을 살리는 힘을 발견하고, 그것을 즐겁게 맛보는 것이 진짜 건강해지는 첫걸음이다.
오늘 저녁, 맛있게 무친 나물 반찬에 초록빛 브로콜리, 빨간 토마토가 어우러진 맛있는 식사 한 끼는 어떨까? 알록달록한 식탁이 곧 암을 예방하는 훌륭한 처방이 될 것이다.
T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