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 달라도 입영을 앞둔 청춘의 마음은 늘 무겁고 뜨겁다.
풋풋한 청년들이 짊어졌던 군복의 무게를 한 가문이 3대에 걸쳐 이어왔다.
한 청년이 입대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그 아들은 35년간 공군에 삶을 바쳤으며, 손자는 최전방에서 만기 전역했다.
호국보훈의 달 6월,
모범 병역명문가 가문의 이야기를 듣는다.
글. 김세정 사진. 김규남
묵묵히 이어진 3대의 약속
아버지는 1949년 국군에 입대해 한국전쟁 춘천지구 전투에서 부상을 입었고, 병장으로 전역한 뒤 국가유공자가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도 고향에는 돌아갈 수 없어 무일푼으로 인천에 터를 잡고 성실히 살았던 아버지는 1985년 작고한 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었다.
아들 임대식 씨에게 아버지 임재권 씨는 과묵한 사람이었다.
“그저 성실히 살고,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말씀이 전부였죠. 그런데 그 말씀이 평생 남더라고요.”
임대식 씨는 1984년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했다. 군 생활은 평택으로 이어졌고, 약 32년간 한미 연합 정보 파트에서 근무했다. 두 차례 미군 표창을 받았고, 군 지휘관 표창 38회, 국방부장관 표창, 보국훈장 광복장까지 군 복무 공헌을 인정받아 가문의 두 번째 국가유공자가 되었다. 그가 아들에게 전한 말도 아버지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았다.
그의 아들 임철우 씨와 형 임대훈 씨, 조카 임철현 씨는 모두 현역 육군으로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임대식 씨는 자신의 가족을 ‘음지에서 묵묵히 나라를 위해 노력한 가문’이라고 소개한다.
경기도가 건네는 병역명문가에 대한 예우
‘병역명문가’는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3대에 걸쳐 가족 구성원 모두가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으로 매년 병무청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지난해에는 1,581개 가문이 병역명문가 인증을 받았다.
임대식 씨는 아버지와 자신, 그리고 아들과 조카까지 이어진 병역의 시간이 가족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병역명문가 인증을 신청했다.
경기도는 병역명문가를 위해 문화시설 입장료 면제, 의료비 감면, 공연·전시 관람료 할인, 체육시설 이용료 감면 등 다양한 예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역시 최근 화성의 한 공연장에서 국악 공연과 발레 공연을 관람하며 할인 혜택을 누렸다. 그는 이 제도가 장기 복무자나 국가유공자뿐 아니라 병사로 성실히 복무를 마친 이들에게도 병역 이행의 자부심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
경기도 병역명문가 인증패와 감사패
-
“군대 생활을 잘 마치면 개인도 성장하고,
그 성장이 결국 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3대에 걸쳐 군복을 입어온 한 가문이,
다시 한 세대의 청년들에게
묵묵히 응원을 건넨다.
기억과 실천으로 이어가는 호국 보훈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되면 임대식 씨는 아버지를 먼저 떠올린다. 함께 근무하다 세상을 떠난 선배들,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전사한 부대원, 천안함 장병들도 생각난다. 그에게 6월은 지금의 삶이 누구의 희생 위에 서 있는지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는 애국에서 호국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애국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는 것,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다. 작은 실천이 모여 국격을 만든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그는 군 복무 중이거나 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도 당부를 전했다.
“봉사의 정신으로 ‘나의 희생이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긍지를 가졌으면 합니다. 고단할 테지만, 정신적 가치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군대 생활을 잘 마치면 개인도 성장하고, 그 성장이 결국 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3대에 걸쳐 군복을 입어온 한 가문이, 다시 한 세대의 청년들에게 묵묵히 응원을 건넨다.
With경기
병역명문가를 위한 경기도의 다양한 혜택
대한민국의 평화 위에는 병역명문가의 헌신이 있었다. 경기도는 병역명문가에 예우를 다하기 위해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문화시설(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등) 사용 시 입장료 면제, 경기도의료원 6개소 진료비 감면, 경기아트센터 자체 공연 및 전시 관람료 20% 할인, 경기도청소년수련원·자연휴양림·체육시설과 경기해양 안전체험관 이용 시 이용료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