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맛이 공존하는 노점 천국 양평물맑은시장

경기도는 원래 서울을 포함한 가장 큰 도였다.
서울이 서울특별시로 분리되고 인천 등도 광역시가 되었지만, 새 시대에도 발전 속도와 잠재력이 가장 큰 도다.
당연히 먹거리도 다양하다. 이달 ‘경기도의 맛’은 양평물맑은시장이다.

글. 박찬일 사진. 전재호
전세피해지원센터2

강원도와 인접, 싱싱한 해산물 풍성 보통 전통 오일(5일)장은 경기도 전역에 분포되어 있는데, 양평물맑은시장은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장이다. 3·8일에 열리는 오일장으로 마침 일요일이 겹친 데다가 날씨도 포근해서 그야말로 송곳 꽂을 틈도 없다는 ‘입추의 여지 없는’ 하루였다.
양평장은 올해부터 양평물맑은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양평역 앞에서 바로 시작하는 장은 노점, 좌판이 흥을 돋우고 장의 맛을 일군다. 초입부터 풍성한 노점 잔치다. 시중에서도 귀한 킹스베리 품종의 딸기가 한 팩에 1만 원. 맛도 달고 시원하다. 욕심(?)이 나서 세 팩을 사서 촬영팀과 나눴다. 생선장도 노점으로 펼쳐져 있다. 양평 인근에서 나는 민물생선, 귀하디귀한 민물새우가 보이고 강원도에서 온 온갖 생선도 신선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알다시피 양평은 경기도의 동쪽 끝으로, 강원도 횡성과 등을 맞대고 있다. 강원도와 여러 산물이 교환되고, 그래서 바다 어물도 싱싱한 놈들이 넘어온다. 홍어 큰 것 한 마리에 3만 원 주고 샀다. 뒷얘기지만, 집에 와서 포를 뜨고, 서덜로 탕을 끓여 온 가족이 포식했다.
필자는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30분 만에 도달했다. 경의중앙선으로는 1시간 남짓, 주말에는 등산객과 관광객, 자전거 라이딩족, 캠핑족으로 군 전체가 활기를 띤다. 양평은 두물머리라는 한강의 특이한 지형을 끼고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난다. 수많은 시인과 묵객,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합수 지역이다.
장으로 들어섰다. 촬영팀은 연신 카메라를 돌린다.
“이렇게 볼거리 많은 시장도 드문데요.”
앙평물맑은시장은 상설 점포만 400여 개에 장날에는 노점이 200개가 넘는다. 최대 인기 계절은 봄과 가을. 다가오는 봄부터는 나물이 특히 좋아서 방문객이 더 몰린다. 전통시장의 맛은 역시 어머니의 손맛을 닮은 푸근한 음식, 그리고 싼값이다.

경기옛길6
경기옛길6
경기옛길6

냉이, 미나리 등 전으로 유명 앙평물맑은시장은 특히 전이 유명하다. 줄이 길다. 계절의 맛으로 냉이전, 미나리전에 배추전과 수수부꾸미가 연신 철판에서 부쳐진다. 고소한 냄새가 시장을 가득 채운다. 배추전은 3,000원, 냉이전·미나리전은 5,000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천국이 따로 없다. 더 진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서 이동한 카메라에 잡힌 건 시장통닭. 1만 원에 큰 닭을 옛날식으로 튀겨준다. 가볍게 물 반죽만 입혀 가마솥에 튀긴다.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데, 포장하는 손님도 많다. 줄이 너무 길어 맛 보기를 포기하려는 순간, 경기도에서 홍보차 나왔다는 말에 주민 아주머니 한 분이 본인이 산 닭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내민다. 정가 1만 원을 드리고, 감사히 받았다. 장의 고마움! 양평의 마음!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살은 쫄깃하다. 지역 막걸리를 곁들여 먹다 다음 장에는 취재가 아닌 구경하러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양평군은 전국의 웬만한 작은 시보다 인구가 많은 곳이다. 도시화가 빠른 경기도 전체로는 세 곳밖에 남지 않은 군 단위 지역이다. 또 청정 지역으로 유명하다. 휴양림이 많고 산세도 험하다. 양평 하면 떠오르는 용문산과 용문사 은행나무도 있다. 그중에서도 용문사 앞 비빔밥 맛이 기막힌데, 다음을 기약한다. 시장 안쪽으로 특별한 노점이 있어 맛을 봤다. 바로 떡갈비. 순 한돈(국산 돼지고기)으로 만드는 떡갈비가 3개 1만 원. 특별 제작한 바비큐 오븐에서 굽는다. 한 입 베어 물자 육즙이 줄줄 흐른다.


앙평물맑은시장은 특히 전이 유명하다. 줄이 길다.
계절의 맛으로 냉이전, 미나리전에
배추전과 수수부꾸미가 연신 철판에서 부쳐진다.
고소한 냄새가 시장을 가득 채운다.
배추전은 3,000원, 냉이전·미나리전은 5,000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천국이 따로 없다.
더 진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서 이동한 카메라에 잡힌 건
시장통닭.
1만 원에 큰 닭을 옛날식으로 튀겨준다.
가볍게 물 반죽만 입혀 가마솥에 튀긴다.


경기옛길6
경기옛길6

“날짜에 맞춰 경기도의 장을 돌아다닙니다. 장호원 장에도 가고요. 큰 장은 다 돌아요. 시장의 맛도 요새는 과거와 현대가 같이 있어요. 전이나 국밥, 국수, 떡이랑 현대적인 음식도 함께 팔리죠. 그게 양평장의 묘미예요.”
떡갈비 노점 주인의 말이다. 떡갈비도 맛이 기막히다. 자극적이지 않고 구수하다. 간식이나 밥반찬하기 좋은. 마침 이른 봄비가 후드득 떨어진다. 벌써 해가 길어졌다. 장의 마감도 천천히. 한겨울 장은 손님도 적고 일찍 끝나는데, 시장에서 벌써 봄을 느낀다. 시장 옆으로 흐르는 천변에 심은 식물에 새순이 돋고 있다. 그렇게 또 생명의 경기도다.

고복수평양냉면6


박찬일 누군가는 ‘글 쓰는 셰프’라고 하지만 본인은 ‘주방장’이라는 말을 가장 아낀다.
오래된 식당을 찾아다니며 주인장들의 생생한 증언과 장사 철학을 글로 쓰며 사회·문화적으로 노포의 가치를 알리는 데 일조했다.
저서로는 <백년식당>, <노포의 장사법> 등이 있고 <수요 미식회> 등 주요 방송에 출연했다.

양평물맑은시장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평시장길 352-1
문의 031-771-2080

TOP